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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내가 쓴 글/개발 잡설 (3)
스토리텔링 개발자
개인 개발을 끊은지 오랜 시간이 지났다. 이걸 끊었다고 해야 할지, 중단했다고 해야 할지. 헬스의 경우, 오랜 시간 중단하게 되면 다시 원래의 퍼포먼스로 돌아가는데 엄청난 시간이 걸린다. 이에 혹자는 이전의 퍼포먼스를 머리에서 지워버리고 새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해야 한다던가. 그렇다면 개발 역시 그러려나. 내가 잘 다듬어 두었던 개발근은 모두 어디로 사라져버린 걸까? 뭐 그래도 해야겠지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의미를 찾기 위해서 해야 한다는 기분. 아니면 해야 한다는 기분 때문에 의미를 찾고 싶어졌을지도. 이제 개발과 나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게 되었으니까.
읽던 소설에서 이런 뉘앙스의 대사를 읽었다. "설레? 더 이상 설레지 않으면 버려." 과연. 더 이상 설레지 않았다. 그렇게 다시 시작한지 벌써 한 달. 그렇지만 이렇게 잔디로 보니 처량하기 그지 없다. 그런데 그 소설의 끝은 어땠더라. 그이는 다른 이에게 '너의 책 읽는 모습이 좋다'며 '더 이상 설레지 않는다고 미래에도 설레지 않을까?' 물으며 더 이상 설레지 않는 책일지라도 버리는 것을 유예 시켰다.
오랜만에 프로젝트를 켜면서 약간 아련한 기분이 들었는데, 아마도 꽤 오랜시간 이 프로젝트를 거들떠도 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마치 숨쉬듯이 돌보던 프로젝트에 거미줄이 쳐진 꼴을 마음 편히 바라보는 게 쉽지 않은 건, 나도 엄연히 이 프로젝트의 부모이기 때문이겠지. 왜 이렇게 오랫동안 방치했냐고 하면 거기엔 참 여러가지 이유를 들 수 있다. 뭐, 방향성이 확실하지 않았다던가, 일부 부분에서 실질적인 재미를 발견할 수 없었다던가. 뭐, 애초에 토이 프로젝트로 주먹구구식 발전을 해온 프로젝트는 구석 구석 그런 구석들이 남아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신도시처럼 철저히 계획한 도시가 아니면 도로가 꼬이고 여기 저기 자투리 땅에 빌라들이 소복이 쌓이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지만 결국 가장 확정적인 문제는 누가 ..